나의 이야기

담배이야기

햇노인 2010. 6. 17. 10:34

2003년 4월 1일부터 담배를 참기 시작했으니 만으로 7년을 넘겼다.

감히 담배를 끊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언제 다시 피우게 될 지 장담을 못하기 때문이다.

적게는 서너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참았다가도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실패의 가장 큰 이유가 그 버럭증 때문이다.

스트레스의 도가 넘어서면 금연의 결심도 하찮게 보이게 마련이다.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 되면 에라이.. 하고 한 대 빼물게 되고, 그 때의 죽여주는 담배맛이란....

 

내가 담배를 안피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당당하게 살기 위해서다.

2003년 3월까지 모은행 경산기업지점장으로 근무했는데 그 때는 담배 피우기 좋았다.

내방에서 피우는데 누가 뭐라 할 놈도 없고.. 참 만포장으로 끽연의 즐거움을 만끽했는데..

인사이동으로 본점근무를 시작한 4월 1일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다.

건물전체가 금연건물이라 담배를 피우려면 1층로비 귀퉁이에 마련된 흡연실로 내려가야했다.

공항흡연실 비슷한 곳인데 한번 가보니, 아 이건 아니구나 싶었다.

마약환자가 된 듯한 기분에다가 명색이 지점장 스타일이 말씀이 아니었다.  

그 길로 담배를 끊었는데 이제 어지간히 끊은 것 같기는 하나.. 아직도 담배냄새가 좋고 어쩌다 한모금 빨아보면 그 맛이 죽인다.

사노봉에도 애연가가 몇분 계시지만 실내에서는 못피우고 바깥에 나가서 살금살금 피우는 걸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피우고 싶을 때 당당하게 피우지 못한다면 차라리 끊는 게 좋을텐데 싶기도 하고...

 

그런데 담배 피우는 사람에게 꼭 부탁하고싶은 게 있다.

운전하다가 담배 피우면서 도로에 슬쩍 꽁초 던지는 거...

출퇴근길에 앞차 운전자가 창문 열고 담배 연기 내뿜기 시작하면 괜히 내가 긴장하기 시작한다.

저 담배꽁초가 밖으로 떨어질까 아니면 차내 재떨이에 떨어질까 마음 속으로 내기를 하는거다.

내 기억으로 다 피운 담배의 꽁초가 밖으로 떨어지지않고 창문이 닫기는걸 한번도 못 본것 같다.

자연히 내가 담배 피울 때도 저랬던가 생각해보게 되는데, 내 차의 재떨이는 항상 수북히 쌓여서 마누라에게 구박을 받곤 했던걸 보면 마구 밖으로 꽁초를 던진 기억은 별로 없다.

캠코더가 있으면 창문열고 담배 피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계속 찍어봐야지 생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실내 금연은 어지간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도로의 꽁초문제는 아직도 개선이 안되고 있는걸 매일 느끼며 산다.

꽁초 쓰레기의 문제도 있고 시골길 가다가 저렇게 던지면 산불이 날텐데... 하고 혼자 끙끙 대기도 한다.

그러나 사노봉 식구들은 전부 착해서 설마 꽁초 안버리겠지 하고 믿고 있는데.. 찔리는 사람 없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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