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풀이

햇노인 2010. 6. 17. 10:48

사람은 대게 가슴에 한(恨)을 품고 살아갑니다.

뭔가를 이루어보려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은 했는데, 사정이 있어 좌절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사정이라는 것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타의나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의하여 결정된다면 그 좌절감은 더 크겠지요.

좌절감을 극복하려고 발버둥해봐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때, 그 때부터 그것은 한으로 바뀌게 됩니다.

누구나 나름대로의 한이 있습니다.

가슴으로 느끼는 크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자기의 한이 젤로 크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나름대로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다들 소설책 몇권은 나올 정도로 기구합니다.  

이렇게 맺힌 한을 분출할 돌파구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개인적으로는 정신질환을 앓게 되거나, 자포자기하다가 범죄의 나락으로 떨어지기가 쉽습니다.

사회적으로는 불만세력이 되어 나보다 잘된 놈이나 기득권 세력에 대한 저항이 싹트게됩니다.

이렇게 저항세력이 많은 사회는 발전하기가 힘듭니다.

한은 화가 되어 남 잘되는 꼴을 못보기 때문에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진다든지, 사사건건 트집을 잡게 되지요.

여기서 그 화를 삭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스포츠와 예술입니다.

본인이 운동을 하면서 달아오른 화를 삭일 수도 있고, 남이 하는 운동을 보고 응원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지요.

또 문학이나 미술행위 그리고 음악과 접하면서 쌓였던 울분을 풀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서 사회는 충돌의 위기를 넘겨 가는 것입니다. 

사노봉 식구들도 각자의 그릇만큼 한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연습모임을 하고, 거리 공연이나 모금공연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어쩌면 한을 풀기위한 행위인지도 모릅니다.

저마다 가진 소질과 끼를 분출하고 남에게 인정받는 순간 우리는 맺혔던 한을 잊을 수 있으니까요.

무대에 서는 사람들이 박수소리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면 사노봉에는 무대에 서는 사람만 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지요.

무대 뒤에서 조용히 뒷바라지하는 분 들도 있지요.

이런 분들은 나름대로 자기의 한을 관리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자기의 희생으로 남들이 즐거워하는 걸 보는 자체가 바로 한을 달래는 방법이라는 걸 아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노봉 식구 여러분

삶이 고달프고 희망은 너무 멀리 있을지라도 용기를 잃지 맙시다.

나의 한이 크다고 해서 누구를 원망하기 전에, 곁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합시다.

새해에도 건강과 행운이 늘 사노봉과 함께 하도록 다같이 기도합시다.

 

 2010년 새해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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